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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속보 저에게 우주선이 생겼습니다

by thegrace 2020. 5. 25.

엘론 머스크 (Elon Musk)의 스페이스 X가 부럽지 않다.


호주 고양이 셔벗의 새집 장만

 

얼마 전 엄마가 티스토리에 포스팅한 호주 시드니의 MAAS, 파워하우스 뮤지엄에 관한 글을 보셨나요? 엄마가 그곳에서 열렸던 외계 생명체 탐사와 존재 가능성에 대한 증거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것도 아시죠? 그리고 외계인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것도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드리겠습니다.

▶2020/05/20 - [교육 Education] - 예술부터 IT까지 MAAS Powerhouse Museum 

 

그래서 제가 하나 장만했습니다. 나사(NASA) 최초 우주 냥이로 선발될 꿈을 이루기 위해 연습을 하려 합니다. 제 우주선을 타고. 

 


 

나의 우주선 JPG

feat. NASA는 아무 상관이 없다. 

 

며칠 전 집으로 우주선이 도착했다. 울 동네 배달을 담당하시는 우체부 아저씨가 우주선이 담긴 박스를 문 앞에 남겨 두고 떠나셨다. 요즘 심란한 시국 때문에 벨만 누르고 사인도 필요 없다며 그냥 가신다.

 

Oh Jesus!

기대 이상이다.

 

가격 대비 훌륭한 디자인이라 대 만족이다.

 

 

호주 고양이 셔벗의 우주선 feat. NASA는 아무 상관이 없다.

 

뚜껑도 열린다.

가운데 지퍼가 있다는 건 직접 주문한 엄마도 몰랐단다. 

 

필(Feel)이 오는 물건을 보면 앞 뒤도 안 가리고 지르고 보는 울 엄마의 구매방식 때문에, 아빠는 가끔 뚜껑이 열린다고 하신다. 

 

다행히 이번에는 물건의 하자는커녕, 대박이다.

 

이번엔 아빠도 놀라셨다. 

 

 

뚜껑도 열리는 나의 우주선 feat. 호주 고양이 셔볏의 자랑질

 

 


 

이 물건이 우리 집으로 오기 며칠 전, 사건이 하나 있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물건을 파는 호주의 대형 마트인 Kmart라는 곳에서, 추워지는 겨울 날씨를 대비한 내 집 장만을 어떻게든 해보려던 아빠는 인터넷에서 찾은 샘플 사진을 당당히 엄마에게 내밀며 사겠다고 했다. 돈 버는 자의 당당함으로. 

 

하지만 엄마의 재빠르고 타고난 쇼핑 감각을 아빠는 이번에도 앞지르지 못했다. 엄마는 말했다.

"이미 주문했어." 

 

아빠는 깜짝 놀라며 엄마에게 얼마를 지불했는지를 물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한국의 명언이 있듯이, 그 강산이 이제 몇 년 후면 두 번은 변할 세월을 함께한 이 두 사람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전혀 다른 쇼핑 코드다. 자신의 감각을 믿고 물건이 맘에 들면 얼마가 되든 GET을 하고야 마는 엄마와, 감각이고 뭐고 가격과 실용성을 철저히 따지는 아빠는 아무리 지지고 볶고 산 세월이 있다 할지라도 타협이 안된단다. 

 

엄마는 당당하게, 비싸지 않으니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라며 그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아빠는 엄마가 단호히 말하면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다. 엄마의 토론 스킬은 언제나 넘사벽이니까.

 

물건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빠는 자신이 고른 저렴하고 실용적인 Kmart의 물건을 사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고, 엄마가 구입한 물건의 가격과 품질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엄마의 타고난 소비 감각을 아빠도 인정해야 했다. 

 

아무튼, 이것이 나의 우주선이 결정된 바로 그 순간이다.

 

 


 

고양이 셔벗의 우주선 시승식

 

feat. 이건 처음부터 나의 것

#동영상 삽입은 실패  #슬라이드는 성공

 

아빠 옆 의자에서 곤히 자고 있는 날 엄마는 냅다 들어 올려 이 우주선 앞에 딱 놓으셨다.

 

비몽사몽, 잠에서 덜 깬 나는 처음 보는 물건의 냄새부터 맡아보았다. 이건 모든 것을 일단 냄새로 가늠하는 나의 본능이다.

 

난 감지했다. 이건 분명 내가 원하던 겨울용 보금자리라는 것을, 그리고 바로 시승식을 거행했다.

 

 

▼ 아래 슬라이드를 보시는 방법: 화면에 커서를 대시면 양쪽에 화살표가 나옵니다. 빠르게 누르시면 동영상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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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로 보는 고양이 셔벗의 우주선 시승식 feat. 엄마의 기술력 부족 #동영상 삽입은 실패

 

궁둥이를 밀어 넣는 과정에서 약간의 Mismesure가 있었지만 무사히 랜딩(Landing)에 성공했다. 

 

완전 Perrrrr.. fect 하다.

 

요 근래 엄마가 주문했던 것들 중 가장 성공적인 물건임이 분명하다. 아빠도 대 만족하셨다.

 

 

 


 

 

내 우주선의 내구성과 보온력을 점검하다

 

일단 들어가 보니 너무 Cosy(Cozy) 하다. 나의 몸을 싹 감싸는 구조의 우주선은 내 맘에 쏙 들었다.

 

▶ Cosy는 영국식이고,  Cozy는 미국식이다. 아무거나 써도 상관이 없지만, 난 영국 연방국가(Commonwealth Country)에서 사는 고양이니까 영국식이다. 

 

48x38x26cm이란다.

 

아마도 깊이가 48, 옆 둘레가 38 그리고 26은 높이인 거 같다. 주문한 엄마도 헷갈린다고 하신다. 필(Feel)만을 믿고 바로 주문한 탓에 물건의 사이즈도 정확히 안 보셨단다. 만일 이게 작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쨌든, 작년까지 사용했던 겨울용 담요보다 훨씬 괜찮다. 

 

 

 

 

난 이 창문이 맘에 든다. 나를 숨긴 채 크기가 다른 구멍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다. 

 

엄마는 무척 신나 보인다. 내 이름을 부르면 사진기 누르느라 많이 바쁘시다. 누가 보면 내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나사의 우주 냥이가 된 줄 알겠다.

 


 

이 우주선의 가장 큰 장점

 

1. 비행이 가능하다. 

우리 가족은 내가 안에서 쉬고 있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우주선을 들어 올려 옮긴다. 어쩔 땐 엄마 옆, 어쩔 땐 아빠 밑, 어쩔 땐 언니 방 책상 위에 있기도 한다. 무동력 비행체이지만 잘도 날아다닌다. 난 그저 신경을 끈다. 

 

2. 보온효과.

엄마는 집에 굴러다니는 담요 하나를 우주선 위로 덮어 찬 바람이 못 들어오게 꽁꽁 싸매어 놓는다. 그냥 둬도 춥진 않지만, 발바닥 모양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으면 확실히 더 따뜻하긴 하다.

 

3. 입구 모서리에 턱을 올리고 집안을 관찰할 수 있다. 너무 편하다. 

 

 

너는 내게 점점 빠져든다. feat 내가 잠이온다.

 

 

하지만, 여전히 난 밤에는 엄마 옆에서 잔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니까.

 

The End.


▶고양이 셔벗

2020/05/21 - [라이프 Life/호주 일상] - 고양이 셔벗의 다이어리-The Begi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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