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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고양이 셔벗의 요즘 동향

by thegrace 2020. 8. 26.

우리 집 고양이 셔벗의 짧은 소식을 오랜만에 전합니다. 제가 너무 바빠진 일상 탓에 셔벗은 완전히 하숙하는 고양이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바쁘다는 것을 본인도 아는지, 놀아달라고 하지도 않고 자다가 혼자 놀다가 때 되면 밥만 주라고 옵니다. 어릴 때 한국에서 키우던 개는 밥때가 되면 밥그릇이라도 입에 물고 따라다니거나 자신의 사료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를 부수고라도 먹을 것을 챙겼는데, 셔벗은 자신의 밥이 바로 옆에 있어도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그냥 필요 없는 물건처럼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짠하기도 해서 시간 날 때 안아주고 격하게 애정 표현을 해 주는데, 물론 셔벗은 기겁을 합니다. 저는 애정 표현은 확실히 하거든요. 작은 얼굴에 뽀뽀를 사정없이 하고 배를 마구마구 쓰다듬고 나면 한동안 사라지고 없습니다. 효과는 만점입니다. 

1. 고양이의 분리 불안 Separation anxiety   

딸아이가 친구 집에 Sleepover를 하러 간 날. 자신을 괴롭히던 이 집의 유일한 경쟁자가 없는 고요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조용한 언니의 방을 여러 번 들어갔다 나왔다 하더군요. 고양이는 무심한 동물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는 거 같습니다. 온 가족이 바빠서 거의 마주치지를 못할 때는 애정을 더욱 갈구하는 듯합니다. 표정도 확실히 달라집니다. 오래전 저와 딸아이만 이주일 넘게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짝꿍 말로는 대문을 바라보는 자세로 저녁마다 오랫동안 앉아서 졸고 있다고 하더군요. 짝꿍이 늦게 오는 날은 셔벗이 문 앞에서 기다리는 광경을 종종 보기도 합니다. 

 

제가 외출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을 하면 제 주위를 서성거립니다. 문을 열고 나갈 때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봅니다. 언젠가 봤던 고양이 안내서에서는 주인이 외출을 할 때 특별한 의미를 주지 않도록 그냥 무심히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기다리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전 나갈 때 '엄마 갔다 올게'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모르고 했던 건데, 언젠가부터는 습관이 돼서 해버리고는 후회합니다. 하지만 그건 저의 착각일 뿐, 셔벗은 집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잡니다. 

 

언니가 없는 그날 밤 셔벗은 언니 방에서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밝은 햇살에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길래 사진 한 장 찍어서 딸에게 보냈습니다. Where are you?라는 텍스트와 함께요. 딸아이가 무척 좋아하더군요. 셔벗이 친구들에게 무척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일명 SNS 스타입니다. 유명한 뮤지컬 배우도 댓글을 쓴 적이 있답니다. 

Where is 언니?

2. 고양이는 생고기를 좋아합니다. 

동물병원 의사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가끔 살코기만 있는 싱싱한 고기를 줍니다. 살코기는 고양이 치아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도 있어서 가끔씩 주면 치주질환 예방에 좋다고 하더군요. 제가 고기를 사 오는 날은 눈에 활기를 띄며 부엌에서 서성입니다. 밀봉이 되어 있어도 확실히 냄새는 맡을 수 있는 거 같아요. 생고기를 가끔 주기 때문에 구충제를 세 달에 한 번씩 먹이는 편입니다. 

2020/06/05 - [호주 라이프 Life/호주 일상] - 고양이 셔벗의 치주질환과 발치 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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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엌 서랍에서 비닐장갑을 빼고 있으면 어느새 다가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다른 이유로 비닐장갑을 끼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실망을 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이거든요. 아무튼 고양이에게 생고기는 'The Love'입니다. 

 

아무리 긁어도 다 먹은 고기가 다시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 아쉬운지 들어 올린 접시를 끌어내려 다시 들여다 보고 발로 싹싹 문질러 보기도 하더군요. 귀여워서 더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건강을 위해 여기까지!

 

3. 사진은 역시 각도가 생명

의자 밑에서 울어도 글을 쓰느라 쳐다보지를 않았더니 요렇게 탁자 위에 올라와 애틋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길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빠서 셔벗 사진을 한동안 찍지를 못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남겨 봅니다. 그녀의 목적은 스낵 두 알입니다. 

 

 

4. 보너스 컷: 조명 feel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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