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Life in Australia

호주 고등학생 아이의 선택 과목 정하기 Elective subjects

by thegrace 2020. 8. 17.

호주 고등학교(Secondary School year 7~12)에서의 선택과목 정하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호주 세컨더리 스쿨, 즉 고등학교 9학년부터는 주요 과목들과 함께 선택과목에 따라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현재 8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의 학교로부터 얼마 전에 선택과목에 대한 안내문을 받은 후, 온라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설명회를 했습니다.

 

이 곳 학교에서 9학년부터 선택과목을 정하는 것은 대학입시 공부가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11학년에서 정하는 선택과목들과는 달리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9학년 때는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해보고 잘 맞지 않았다면 10학년 때와 11학년 때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약간의 예외가 있는데, 언어 같은 경우는 꾸준히 해야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으므로 나중에 대학 입시에서 언어과목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8학년부터 정한 언어를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또한 상업(Commerce)이나 역사(History) 같은 과목들은 자료조사(Research)와 글쓰기(Writing)의 경험과 발달을 위해서는 필수적이지는 않아도 되도록 그 과목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실상 융통성이 있다고는 해도, 대학입시나 진로에 대해 어느 정도 계획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처음부터 연관성이 있는 과목들을 8학년부터 선택해서 해 나가는 편입니다. 

 

물론, 선택과목을 결정하고 1~2년 후에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학교 운영 방식의 융통성에 따라 과목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언어 외의 과목에서는 공백이 있어도 따라잡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아래에 소개해 드리는 자료는 제 아이 학교의 자료이기 때문에 다른 학교들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요 과목과 선택 과목

Core Subject (Mandatory / Compulsory Subject)

영국식의 교육문화를 가져와 쓰는 호주에서는 주요 과목을 Core subject(Mandatory)라고 부릅니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주로 영어(English), 수학(Mathematics), 과학(Science), 지리(Geography) 그리고 종교수업(Religious Education)과 개인 신체 건강 발달(Personal development Health Physical Education)에 관한 것들입니다. 각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 방침에 따라 종교수업이 빠지기도 하고, 농업이나 Technology가 필수 과목으로 들어가는 학교도 있습니다. 

 

Elective Subject

선택과목도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Commerce, Design and technology, Drama, History Elective, Global and Environmental Studies, Information and Software Technolody, Languages, Music, Visual Arts 등입니다. 언어는, 기초 이탈리어, 일본어, 그리스어등이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더 추가 됩니다. 


제 아이는 현재 이곳 사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다른 고등학교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막 입학한 7학년 때는 음악, 미술 등을 포함한 모든 과목을 두루두루 했었습니다. 보통은 9학년부터 이루어지는 선택과목 제도가 제 아이 학교에서는 올해, 8학년부터 일부 적용이 되어 미술, 음악, 프랑스어를 포기하고 라틴(고대 로마어)와 상업(Commerce)을 선택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들보다는 조금 이른 편입니다. 

 

악기를 5살때부터 배워오고 있어서 작곡, 연주, 평론을 하는 음악수업은 당연히 즐기면서 할 수 있었지만 어차피 음악은 평생 취미로 하고 있는 거라 선택과목으로는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미술은 역사와 평론은 재미있어했지만 실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속 시원하게 놓아 버렸죠. 그림 그리는 것은 취미로 하고 있어도 본인의 취향이 확고하다 보니,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다각도의 실기수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어는 프랑스어를 모국어처럼 쓰는 친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었고, 프랑스어 선생님의 적극 권유가 있어서 사실 포기하기가 힘들었지만, 라틴과 상업을 오래전부터 하고자 하는 아이의 바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놓아야만 했었습니다. 아이는 프랑스어 방송을 볼 때 조금 알아듣고 패션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계속해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나가고 싶다고는 했습니다. 

 

현재 본인이 선택한 라틴과 상업과목을 하고 있는데, 수업내용과 성적평가에서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상업과목은 아주 기본적인 개념들과 더불어 프로젝트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서 어렵지는 않지만 무척 흥미롭다는 아이의 평입니다. 라틴은 외울 것도 많고 문법이 복잡해서 공부가 쉽지는 않지만,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이라 계속해서 하고 싶어 합니다.

 

선택과목 결정은 9학년엔 세 과목을, 10학년에는 두 과목으로 축소가 됩니다. 그리고 대학 입학시험 교육과정으로 들어가는 11학년에는 좀 더 심층적인 선택과목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는 HSC 시험 과목들이기 때문에 신중하고도 확고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호주 교육제도에 관한 글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이곳은 10학년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고등학교 이수 증명서(Highschool certificate)가 발급됩니다. 그리고 11~12학년은 대학 입학 교육과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특별한 뜻이 있어 기술을 배우고자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12학년까지의 모든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게 됩니다.

2020/05/30 - [교육 Education/교육 정보] - 한국과 호주의 교육 시스템

 

한국과 호주의 교육 시스템

제 블로그에서는 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을 했던 경험담과 참여했던 여러 교육 프로그램들도 함께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교육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에 대해�

thegrace20.tistory.com

아이는 어릴때부터 좋아하는 분야들이 꽤나 뚜렷한 편이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싫어하는 과목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선택과목을 정하는 데 있어 다소 고민이 됐던 부분은 무엇을 포기하느냐였습니다. 학교만 허락한다면 추가로 더 하고 싶은 과목들을 시간의 제약상 어쩔 수 없이 놓아야 한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선택한 과목들에 대해서 보다 전문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과정입니다. 

 

선택과목을 정할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언어 같은 경우에는 8학년부터 꾸준히 해야만 하는 거라 중간에 바꿀 수 없다는 점, 상업을 하지 않아도 나중에 Economics(Business)를 할 수 있지만 리서치(research)나 글쓰기(writing) 작업의 심층화를 위해서는 상업부터 해나가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점입니다. 

 

제 아이는 오래전부터 마음을 정하고 있었기에 큰 고민은 되지 않았습니다. 9학년때 선택할 세 과목은 라틴, 상업 그리고 역사입니다. 9학년부터 심층적으로 들어갈 역사 수업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큰 거 같습니다. 그리고 10학년이 되면 아쉽지만 상업을 포기하고 라틴과 역사를 계속할 예정이랍니다. Economics(Business)에도 관심이 많고 공부를 하고 싶어 하지만, 라틴과 역사는 죽어도 포기할 수 없는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상업을 내려놓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Economics(Business)를 하기 힘든 것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1학년이 되면 과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Economics(Business)를 함께할 공간은 없습니다. 일단은 두고 봐야 하지만요. Information and Software Technolody는 코딩을 어느 정도 하고 로봇 프로그램을 다루었던 아이에게는 쉽게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과목이지만 이것 또한 포기할 수 없는 다른 세 과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놓아야 합니다. 

 

선택과목으로 인해 심층적인 공부가 가능해져서 좋은 점도 있지만, 더 배우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거 같습니다. 오래전 저는 어떠했냐를 생각해 보니,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는 독일어와 프랑스어중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한 기억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하란대로 했던 거 같은데, 결론은 제 의지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닌 짜인 틀속에 저를 맞추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 학교의 교육과정 총괄 담당자의 말로는, 단지 흥미가 간다는 점 만으로 과목을 선택하지 말고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어 부모와 대화를 통해 잘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주의 깊게 들어주고 서로 간의 의견 차이로 조율이 힘들다면 자신에게 연락을 하라고 하더군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이미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 또한 자신이 잘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주말에 다시 한번 대화를 가져보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까 합니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른지,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면서 12학년들을 보니 이제 저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걱정도 되고 다가올 미래가 기대도 되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드는 게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저와 비슷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51

  •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