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Life in Australia

시드니 고든의 Pottery Green Bakeries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by thegrace 2020. 7. 24.

아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일이 생겨서 시드니 북쪽에 있는 동네, 고든(Gordon)의 유명한 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그곳도 소개하며 시드니 소식도 전하고자 합니다.

 

요 며칠 시드니의 겨울 날씨는 매우 화창합니다. 아이는 term 3 학교 등교를 시작했고 저는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확진자수가 빅토리아 주의 멜버른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는가 싶더니, 이젠 시드니까지 그 여파가 몰아 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시드니 서쪽 지역의 펍(PUB)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멜버른에서 확진을 받았던 사람이 규율을 어기고 시드니로 넘어오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제 블로그 교육 목록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던 셀렉티브 스쿨인 제임스 루스 농업 고등학교와 버큼힐 셀렉티브 고등학교가 있는 시드니 북서쪽 주변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죠. 하지만, 학교는 예정대로 방학을 끝내고 등교를 시작했고,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2020/06/10 - [교육 Education/교육 정보] - 호주의 특목고 셀렉티브 하이 스쿨 테스트 Selective High School Test

 

호주의 특목고 셀렉티브 하이 스쿨 테스트 Selective High School Test

저번 글에서는 호주의 셀렉티브 하이 스쿨이 무엇인지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올렸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특목고라 할 수 있는 호주 NSW 주의 셀렉티브 고등학교 입학 시험(Selective High Schoo

thegrace20.tistory.com

쇼핑센터와 여러 시설들이 다수 오픈을 하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1.5미터 가격을 유지하고, 음식점이나 카페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최소한대로 줄이고, 출입이 가능한 인원수를 제한하며, 대부분의 장소에서 방문한 사람에 대해서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정부에서는 마스크를 쓸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필요한 물량이 확보가 된 모양입니다. 그 와중에 잠시 얼어있었던 시드니 부동산 마켓들은 이미 활발한 거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주식 시장도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호주가 상황이 나빠질 거라는 의견도 있어서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시드니 시티뿐만이 아니라 챗스우드(Chatswood)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요 근래 일이 있어서 거의 매일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는데, 전보단 많이 가라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될수록 활동을 자제하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조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드니 전체를 다시 폐쇄(Lock down) 할 일은 없을 테지만, 만일 사태가 악화되면 확진자가 다수 출연하는 지역은 일시적으로 봉쇄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Pottery Green Bakeries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드니 CBD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20분의 거리에 고든(Gordon)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주로 차분한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고 주변에 좋은 학교들과 적절한 상권이 자리 잡고 있어서 꽤나 집값이 비싼 동네로도 유명합니다. 자녀들의 교육에 열의가 있는 동양인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무척 인기가 좋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Pottery Green Bakeries(포터리 그린 베이커리스)라는 카페는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은 곳입니다. 커피가 유명하지만 판매되는 베이커리도 맛이 좋습니다. 특히, 이곳은 베트남 음식이 몇 가지 메뉴로 올라와 있는데 샐러드가 무척 맛있습니다. 오후 3~4 사이에 문을 일찍 닫아 버리기 때문에 가끔 아쉽기도 합니다. 

Pottery Green Bakeries at Gordon

고든 기차역 바로 옆에 있고, 주차장과도 가까워서 만남의 장소로는 제법 괜찮은 위치입니다. 입구에 세워진 보드의 안내문에는, 카페의 자리를 원하는 손님들은 직원이 마중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과, 50분만 허용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이곳 대대분의 카페나 식당들은 원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이 다가와 인원수를 체크한 뒤 자리를 안내해 줍니다. 그런데, 시간을 약 1시간으로 제한을 해 놓았더군요. 자리를 많이 줄인 탓에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경우에는 다 수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시 바이러스가 재 확산되는 분위기라 조심을 하는 거 같습니다.

카페 입구

위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메뉴들은 그날 카페가 권하는 주 메뉴가 적혀있습니다. 베트남의 다문화적인 카페 문화와 이곳의 카페 문화가 섞인 퓨전 카페이다 보니 메뉴의 선택 폭이 다양합니다.

 

카페 내부

공간은 크지는 않지만 기다란 구조에 앤틱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예쁜 곳입니다. 저희가 만난 시간이 점심때라 근처에서 점심을 픽업하러 온 사람들까지 붐비는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넉넉히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었네요.

 

카페 천장과 주방 문

인테리어가 참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정형화되어있지 않고 낡은 듯 하지만 고급스러우며, 조각조각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컬러와 다채로운 자재들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른쪽의 낡은 문은 주방으로 통하는 입구입니다. 누군가는 쓰레기로 버렸을법한 문처럼 보이지만 이 공간과 잘 어울립니다. 

 

Coffee Addicts Only, Flatwhite, Moca

어딜 가나 문짝이 제 눈에 항상 들어옵니다. 문은 그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듯합니다. Coffee Addicts Only! 바로 접니다. 저는 처음에 플랫 화이트(flat white)를 시키고 친구가 오른쪽에 있는 모카를 시켰는데, 너무 맛있어서 모카도 한잔 더 마셨습니다. 이곳이 단골이 되는 이유는 역시 커피가 맛있기 때문입니다. Toby's Estate는 많은 카페들이 사용하는 브랜드입니다. 가정집에서도 구입을 해서 먹기도 하죠. 하지만 역시 커피 바리스타에 따라 맛은 차이가 있습니다. 주변에 작은 길 하나 사이로 다수의 카페가 있고 다 그럭저럭 잘 됩니다. 하지만 이 집의 커피는 특히 더 좋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물, 친구꺼 뺏어먹은 제 접시, 두부 샐러드, 바베큐 포크 샐러드

왼쪽 위 물병 옆에 살짝 보이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제 것이 아닙니다. 멋쟁이 친구 1번의 것, 그 친구가 입고 온 옷을 본 순간 'ESCADA 브랜드' 처럼 보여서 '역시 멋쟁이야'라고 생각했더니 'ZARA'에서 샀다더군요. 옷은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입는 사람에 따라 보통 옷도 고급으로 보이는 거 같습니다. 

 

먹기 전에 사진 찍는다고 열심히 찍었건만, 막상 제 음식은 다 먹은 후에야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블로그 초보입니다. 베트남 식당이나 태국 음식점을 가면 얇은 은색 컵이 물컵으로 나옵니다. 저는 저게 맘에 들더라고요. 볼 때마다 하나 사서 집에 둬야지 하지만 계속 잊여 버립니다. 온라인몰을 뒤져봐야겠습니다.

 

아래 두 접시는 비슷한 듯하면서 다릅니다. 왼쪽은 친구 2번이 시킨 Vermicelli Noodle Salad with BBQ Pork(돼지고기), 오른쪽은 친구 1번이 시킨 Vermicelli Noodle Salad with Tofu(두부)입니다. 소스가 정말 맛있습니다. 타이 비프 샐러드에 들어가는 소스처럼 피시소스와 새콤한 레몬 그리고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있지만, 살짝 더 달짝지근한 맛이랄까요, 정말 굿입니다. 잎사귀 밑으로는 쌀국수가 깔려있습니다. 친구 2번은 아침을 안 먹어서 배고프다며 그릇에 하나도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저는 친구 1번의 BBQ Pork를 조금 뺏어 먹었는데, 불맛이 들어가서 진짜 대박이었습니다. 다음엔 저걸 꼭 시켜야겠습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타이 비프 샐러드를 시켜먹고 엄청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이게 정답이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저는 Satay Chicken Skewers를 먹었습니다. 한마디로 닭꼬치인데, 인도네시아가 원조인 Satay 소스를 얹은 거죠. 고소한 땅콩 맛이 일품인 소스입니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우연히 병원에서 주최하는 임산부 수업(Maternity class)에서 친구 2번을 만났습니다. 그 후, 어릴 때 친구였던 친구 1번을 소개받았죠. 우연하게 첫 아가들이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릴 때 종종 만나 친구가 되었죠. 다들 바빠서 자주는 못 보지만 어쩌다 만나도 반갑고 마음이 편한 친구들입니다. 한국에서 온 저에게는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저를 챙겨줘서 항상 고맙고,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관계입니다. 이 그룹에서 무직은 저뿐입니다. 1번 친구는 항상 우리 모두의 음식값을 계산을 합니다. 커리어가 쟁쟁한 친구이다 보니 우리 중 제일 부자라고 농담 삼아서 이야기하기도 하죠. 친구 2번은 만남을 주선하고 저희를 잘 챙겨줍니다. 예전에 제 생일을 챙겨 준다고 하얏트 호텔 조식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요즘 다시 불안해지고 있는 시기에 오랜만에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2020/07/14 - [호주 라이프 Life/호주 일상] - 시드니의 예쁜 카페를 소개합니다

 

시드니의 예쁜 카페를 소개합니다

호주 시드니는 세계 유명 관광지답게 다양한 카페들이 있습니다. 유럽식의 커피와 티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았던 약 20여 년 전의 한국에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거리의 수많은 카페들과 그곳�

thegrace20.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