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
홈스쿨링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저의 경험에 비추어 시리즈의 형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의 장점, 네 번째를 올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드리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이러다 끝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홈스쿨링 장점이라는 제목으로 쓰면서 받아본 피드백이나, 혹은 제 글을 다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단점에 대한 것도 더 많이 알고 싶어 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장점을 쓰느라 단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보니 좀 답답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 경험에서는 단점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말씀드려야 할까 살짝 고민도 됩니다.
오늘도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홈스쿨링의 장점, 네 번째
홈스쿨링을 통해 배운 포용력과 사회성
처음 홈스쿨링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염려 되었던 부분이 바로 사회성 발달이었습니다. 홈스쿨링을 하면 학교에서 보다는 다소 또래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배워가는 사회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수 없이 자료들을 찾아 읽어 보고, 홈스쿨링 그룹에 가서 그들을 지켜보며 질문도 많이 했었죠. 하지만, 걱정했던 그 부분은 오히려 홈스쿨링 교육을 통해 더 훌륭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직접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홈스쿨링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은 오류입니다.
홈스쿨링이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
1. 학교 제도에서의 사회성 발달과 한계성
✅ 부모로서 새롭게 배운 학교 문화와 관계 형성의 한계
처음 학부모가 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고 사회성을 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 학교라는 조직 안의 문화와 규율이 오히려 관계 형성에 제약을 주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학년과 성별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리
학교에서는 학년별로 학생들을 나누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성별에 따른 그룹 형성이 점점 뚜렷해집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점점 멀어지고, 남자아이들도 여자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왕따(Bullying)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곳 학교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일부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이지만, 결과적으로 학년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 학년 간 교류의 어려움과 학교의 배려
고학년 학생들은 저학년을 귀엽게 여기지만, 학교 교육 시스템 안에서 동등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해 주신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의 배려로, 원래 고학년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출입을 아이에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고학년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지만, 학교 시스템의 한계 안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어울리기는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아이가 적극적인 성격이라 해도, 학년과 나이의 장벽을 완전히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홈스쿨링이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 다양하게 구성되어진 홈스쿨링 친목 그룹(Social Group)
홈스쿨링 가족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들이 여러 곳에서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내 가족이 원하면 일주일에도 두세 그룹을 다니며 친목을 쌓고, 각기 다른 성격들을 지닌 가족이 모인 그룹들을 다니다 보면 인간관계의 이해에 대한 폭도 자연히 넓어집니다. 저희는 초반에 두 그룹을 참가했었는데, 확실히 그룹 간 특성이 다르더군요.
✅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Individual Ability)에 따른 수업참여
그룹 활동이나 수업을 할때 아이의 나이는 아무런 제재 조건이 안되었습니다. 아이가 6살 이어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있다면 비슷한 수준의 십 대들과 같이 수업을 하고 정보교환이 언제나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16세 이상만 출입 가능한 대학 생물학 실험실에서 진행된 박테리아와 세포 관련 실험에 아이도 십대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대학교에서 진행된 화학 및 물리학 실험에서는 나이트로젠(Nitrogen)의 원리와 물리적 활용에 대한 수업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부모인 제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조건이었지만, 아이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직접 실험에 참여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학 교수와 연구원들과 자연스럽게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고, 그분들 역시 아이의 나이에 관계없이 참여 가능성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실험에 동참시키고 질의응답을 유도해 주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이해력과 습득 속도에 따라 대화하는 법, 질문하고 토론하는 법,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우며 사회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신체 발달 단계에 따라 접근이 필요한 체육 및 일부 스포츠 수업은 일정한 나이 그룹별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 포용력(Tolerance)은 홈스쿨링 가족들의 문화
홈스쿨링 그룹의 포용적인 문화:
홈스쿨링 가정들은 오랜 시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열린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오면 누구나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덕분에 처음 참여한 사람들도 금세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기존 가족들은 새로 온 가족들에게 자연스럽게 열린 태도를 보여주었고, 새로운 가족들도 이를 보고 배우며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저희 가족도 처음 참여했을 때, 밝게 맞아주는 가족들 덕분에 쉽게 융화될 수 있었습니다. 국적, 언어,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든 환영하는 태도는 홈스쿨링 그룹의 중요한 특징이었습니다.
ADHD, ASD를 가진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림:
제가 속한 그룹에는 영국,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에서 온 가족뿐만 아니라 유대인 가정도 있었습니다. 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아이들도 있었지만, 홈스쿨링 그룹에서는 이들을 특별히 배려하기보다 모두 동등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 ADHD: 집중력 유지와 충동 조절이 어려운 특성을 가짐
- ASD: 사회적 소통과 감각 처리 방식에서 차이가 있음
하지만 홈스쿨링 그룹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이유로 구별하지 않았고,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저희 아이도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가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들과 함께하면서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학교 학부모들과 홈스쿨링 가정을 모두 접해본 사람으로서 느낀 점은, 홈스쿨링 가족들은 확실히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과 배경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태도는 홈스쿨링 그룹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 홈스쿨링에서 배우는 자연스러운 소통과 매너
제 주변의 부모님들은 훌륭한 사교 매너를 갖춘 분들이었습니다. 홈스쿨링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부모나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며, 어리다는 이유로 발언권이 무시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대화의 한 구성원으로 대우해 주었습니다.
열린 대화와 자연스러운 토론:
홈스쿨링 모임이 있는 날이면 부모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사소한 이야기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대화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언제든지 함께할 수 있었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 아이가 갑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어른들은 귀 기울여 듣고 피드백을 줌
- 어른들도 아이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며 직접 참여하거나 질문하며 소통
-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
이러한 환경 덕분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령층과 소통하는 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사교 매너와 실생활에서의 학습:
홈스쿨링 그룹에서는 한 가지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대화에 참여할 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사교 매너와 대화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홈스쿨링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시장이나 공공기관을 방문하며 부모가 어떻게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직접 보고 배울 기회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실생활에서 필요한 대화법과 사교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홈스쿨링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 후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운 홈스쿨링의 가치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로 인해 힘든 일을 겪거나 피해를 본 적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홈스쿨링을 선택한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와 함께한 프로젝트:
몇 년 전, 아이의 전(前) 담임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새 학기 반에서 학업 성적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룹 프로젝트에서 번번이 친구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부모의 기대치가 높아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고, 항상 비교와 경쟁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학년이 다른 아이들을 섞어 그룹을 구성하려 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그 아이와 한 팀이 되는 걸 꺼렸습니다. 결국 선생님은 제 아이에게 함께 팀을 이뤄줄 수 있는지 부탁하셨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배려와 존중이 만든 긍정적인 변화:
나중에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친구는 표정이 거의 없고, 남들에게 틀렸다는 말을 듣는 것을 무척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대화할 때 그 친구의 의견을 더 많이 물어보고, 존중하며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점차 마음을 열었고, 결국 프로젝트도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홈스쿨링을 통해 아이가 다양한 사람을 접하고, 현실적인 경험을 쌓아온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경쟁보다 협력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 아이에게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 홈스쿨링-내 아이를 위한 맞춤 교육
내 아이를 위한 맞춤교육 홈스쿨링
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 홈스쿨링이란? 홈스쿨링이란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부모가 직접 교육자가 되어 가르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요? 영어권의 나라에서는 언스쿨링
thegrace20.tistory.com
(홈스쿨링에 관한 포스팅들은 제가 과거 호주에서 홈스쿨링을 했던 경험들을 적은 글 들입니다. 현재 아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생각하고 계시거나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계시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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