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Life in Australia

홈스쿨링 아이들의 사회성

by thegrace 2020. 5. 15.

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


[홈스쿨링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저의 경험에 비추어 시리즈의 형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의 장점, 네 번째를 올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드리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이러다 끝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홈스쿨링 장점이라는 제목으로 쓰면서 받아본 피드백이나 혹은 제 글을 다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들어 오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단점에 대한것도 더 많이 알고 싶어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장점을 쓰느라 단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보니 좀 답답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 경험에서는 단점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말씀 드려야 할까 살짝 고민도 됩니다. 하지만, 다음 글에서 단점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오늘도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홈스쿨링 관련 콘텐츠 입니다.

2020/05/12 - [교육 Education] - 홈스쿨링 장점 교육과정(Curriculum)과 성취도





홈스쿨링의 장점, 네 번째





홈스쿨링을 통해 배운 포용력과 사회성



처음 홈스쿨링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염려 되었던 부분이 바로 사회성 발달 이었습니다. 홈스쿨링을 하면 학교에서 보다는 다소 또래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배워가는 사회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수 없이 자료들을 찾아 읽어 보고, 홈스쿨링 그룹에 가서 그들을 지켜보며 질문도 많이 했었죠. 하지만, 걱정했던 그 부분은 오히려 홈스쿨링 교육을 통해 더 훌륭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직접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홈스쿨링은 아이의 사회성을 발달시키는데 아무 문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홈스쿨링이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고 나서는, 학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저도 새롭게 배워가고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단순히 학교를 가면 친구를 사귀고 그러면서 사회성도 배워가며 성장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들여다 봤더니, 학교 조직에 있는 몇 가지의 규율과 문화들로 인해 관계형성에 대한 제약이 따르더군요.


일단 학교는 학년을 나누고, 아이들이 조금 더 성장하면 여자와 남자의 세계로 그룹이 나뉩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가면서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들을 멀리하고,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과 함께 하는것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왕따(Bully)의 문제 때문에 이곳 학교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의 자유로운 출입이 일정 통제가 됩니다.


고학년들은 저학년 아이들을 귀여워 해 주지만 함께 배우고 동등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학교 교육에서는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제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신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의 배려로 고학년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에 아이의 출입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아이의 적극적인 성격 때문인지 제법 고학년 아이들 중에 친구가 생기기도 했지만, 허용되는 시간상 학교 내에서의 자율적인 교류는 짧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링에서는 학교에서 겪었던 통제와 규율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양하게 구성되어진 홈스쿨링 친목 그룹(Social Group)


홈스쿨링 가족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들이 여러 곳에서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내 가족이 원하면 일주일에도 두 세그룹을 다니며 친목을 쌓고, 각기 다른 성격들을 지닌 가족이 모인 그룹들을 다니다 보면 인간관계의 이해에 대한 폭도 자연히 넓어집니다. 저희는 초반에 두 그룹을 참가 했었는데, 확실히 그룹간 특성이 다르더군요.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Individual Ability)에 따른 수업참여


그룹 활동이나 수업을 할때 아이의 나이는 아무런 제재 조건이 안되었습니다. 아이가 6살 이어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있다면 비슷한 수준의 십대들과 같이 수업을 하고 정보교환이 언제나 가능했습니다.


예를들어 저희의 경험을 말씀 드리자면, 16살 이상만 출입이 가능한 대학 생물학 실험실에 아이가 참여하여 여러 박테리아와 세포에 대한 실험을 십대의 아이들과 같이 했었습니다. 또 한번은 대학교 화학, 물리학 실험실에서 나이트로젠(Nitrogen)에 대한 원리와 물리적 활용에 대한 수업도 함께 했었습니다. 물론, 부모인 제가 안전의 책임을 진다는 조건이었지만, 아이가 안전한 범위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실험을 똑같이 큰 아이들과 했고, 그 과정에서 대학 교수나 연구원들과 함께 흥미로운 대화를 자연스레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도 나이가 어리다고 참관만 시키지 않고, 아이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캐치하면 실험에 적극 동참 시키고 질의응답도 가졌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의 이해와 습득 역량에 따라, 단지 지식만 습득하지 않고, 그들과 대화하는 법 질문하고 토론하는 법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법들을 동시에 배우고 사회성을 발달 시킬 수 있었습니다.


(단, 신체발달의 단계별 수업이 요구되는 체육이나 기타 스포츠 같은 수업은 어느 정도 나이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 하였습니다.)



포용력(Tolerance)은 홈스쿨링 가족들의 문화


홈스쿨링을 하는 많은 가정들이 오랫동안 함께 해 오면서 생긴 문화가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든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고 환대해 주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색한 모습으로 처음 그룹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곧 친해지게 되고, 기존의 홈스쿨링 가족에게서 다음 새 가족을 대하는 자세를 자연스레 배우고, 그들도 그렇게 하는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처음 그룹에 참여했을 당시, 밝게 웃으며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가족들 덕분에 쉽게 그들과 융화될 수 있었어요. 국적, 언어, 문화 그외 어떤 배경을 가진 가족들이 오더라도 그들은 환영하고 도와주려 합니다. 포용력은 홈스쿨링 그룹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제가 속해 있던 그룹에는 영국, 미국, 사우스 아프리카, 독일, 네델란드, 프랑스에서 온 가족들과 유태인도 있었습니다. 또한, ADHD나 ASD를 가진 가족들과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홈스쿨링 그룹에서는 이들에 대해 특별히 배려하려하는 마음보다는 그저 함께하는 가족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잘 융화되는 모습들을 본 아이 뿐만 아니라 저 또한 그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제가 취해야 할 자세를 배웠습니다.


제가 학교 학부모님들도 접해봤고 홈스쿨링 가족들도 접해본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느낀점은, 확실히 홈스쿨링 가족들은 자신들과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받아 들이는 포용력이 넓었습니다.



성숙한 대화와 사교방법을 일찍부터 배울 수 있었다.


제 주변의 부모님들은 훌륭한 사교 매너를 가진 분들 이었습니다. 홈스쿨링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부모나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 아무런 벽이 없습니다. 어리다고 그들의 발언권을 무시하지 않고,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해 줍니다.


보통, 모임이 있는 날에는 부모들끼리 테이블에 둘러앉아 사소한 이야기부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은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대화에 관심있는 아이들은 언제든지 테이블로 모여들고 함께 토론도 합니다. 아이가 불쑥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열심히 들어주고 피드백을 줍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같이 해보기도 하고 궁금하면 물어 보기도 합니다.


한가지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규칙이 있었는데, 아이나 어른이나 대화에 참여하는 방식에 있어 잘 갖추어진 예의범절(Etiquette)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고 생활하며 어떠한 매너를 가지고 대화에 참여 하는지를 아주 어릴때부터 배웁니다. 그리고, 부모를 따라 시장이나 공공기관을 다니며, 부모가 어떻게 대화를 하고 어떤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는지를 매일 직접 보고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로 돌아간 후



아직까지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힘든 일이 생기거나, 피해를 주는 일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고맙게도 다양한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립니다. 제가 홈스쿨링을 한 보람을 가장 잘 느낄때 이죠.


몇년 전 어느날, 전 담임 선생님이 제게 그러더군요. 새로 맡은 반에, 성적은 뛰어난 반면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 있는 아이가 있는데, 그룹으로 하는 프로젝트에서 친구들로 부터 번번히 외면을 당한데요. 부모의 기대치가 높다 보니 아이 스스로가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게 자리한 나머지, 안타깝게도 항상 모든걸 비교와 경쟁의 잣대로 세상을 본다는 겁니다. 


학년이 다른 아이들을 섞어서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니 모든 아이들이 그 아이와 한 그룹이 되는걸 싫어했다고 해요. 그래서 제 아이를 불러다 같이 해 줄수 있는지 부탁을 했답니다. 결과는 훌륭했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답니다. 


제 아이말을 들어보니, 그 아이가 표정이 없고 남들에게 틀렸다는 말을 듣는 걸 무척 싫어 하더래요. 그래서 더 많이 의사를 물어보고 반영하고 존중해 줬더니 금방 빗장을 열고 함께 열심히 하더랍니다. 


딸아이가 홈스쿨링을 하며 여러 경우를 통해 현실적인 경험을 다양하게 겪어봤던 점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스쿨링에 관한 포스팅들은 제가 과거 호주에서 홈스쿨링을 했던 경험들을 적은 글 들입니다. 현재 아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생각 하고 계시거나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계시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을 응원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