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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홈스쿨링 절차 1 단계 준비과정과 학교 찾기

by thegrace 2020. 4. 30.
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

 

홈스쿨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어떻게 접근을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라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려 사진첩을 들여다봤더니 놀랍게도 어딘가에 묻혀있던 당시의 상황들이 그려지네요.  사진들을 남기지 않았다면 아마 까마득히 지워져 버릴 소중한 순간들이었을 겁니다.

 

인생에 처음 해 보는 블로그이고 평소에도 제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공개적으로 잘하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막상 홈스쿨링에 대한 이야기를 써가다 보니 그냥 꾸겨넣어 두었던 저의 과거 추억들이 꺼내져 잘 정리가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부족하지만 홈스쿨링에 대해 궁금하시거나 진지하게 생각을 하시는 모든 부모님에게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Coogee Beach


▶홈스쿨링 관련 콘텐츠입니다.

2020/04/28 - [교육 Education] - 홈스쿨링 신청방법과 Board of Studies in NSW 호주



학교 교육 시스템에 대한 생각


처음올린 홈스쿨링에 관한 글 첫번째에서 언급했듯이 홈스쿨링이라는 다른 형태의 교육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 전의 일입니다. 2011년도부터 Partial homeschooling(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홈스쿨링과 학교 시스템을 같이 병행했던 상황을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형태로 시작하고 2012년도에  완전히 학교를 떠났습니다.

 

호주는 만 5살이 되면 초등교육이 시작됩니다. 명칭은 Kindergarten이라 하지만 정식 초등교육 과정의 첫 단계죠. 제 아이는 조금 일찍 4살에 학교를 시작하게 됐는데, 일부러 조기 입학을 시킨 게 아니고 학교와의 면담을 통해 자연스레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4살에 입학하는 아이들도 꽤 있습니다. 

 

학교 입학 전 여러 학교들과 만남을 갖여보며 나름대로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홈스쿨링 글 첫번째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이 있듯이 당시 참여를 했었던 교육포럼에서 여러 전문가들과 부모님들의 경험담과 충고를 듣고, 아이에게 조금 더 맞는 교육환경을 찾아 주고자 했던 거였죠.

 

공립학교, 사립학교, 국제 학교 등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저는 첫 번째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보고 몇몇의 사립학교들도 같이 둘러보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혹은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유명 사립학교들도 있지만, 저희의 경제 상황이나 거리의 문제 등을 고려해서 가능한 곳은 두 군데 정도 이름을 올려놓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학교 갈 시기가 되니 그때의 생각과 현실에는 차이가 있더군요. 

 

여러 정보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이름이 알려진 사립학교라 해서 꼭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학교의 프로그램이나 교육의 철학 같은 외부에 알려져 있는 보편적인 정보가 아닌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 내부의 여러 사실들을 알아보면 겉과 속이 다른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호주에서 아이 학교 찾기


 

학교 오픈데이와 학교 탐방 날을 잘 이용한다.

 

학교를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목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있는 학교 오픈데이(School Open Day)가 있고, 각 학교마다 학교탐방(School Tour Day)의 날이라 하여 학교를 좀 더 들여다보기 위한 부모님들을 위해 방문 날짜와 시간들이 웹사이트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저는 오픈데이 때 한번 가보고 그 외 더 알고 싶은 학교가 있으면 따로 학교 탐방날을 찾아가거나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교장이나 담장자와의 미팅을 잡았습니다.

 

어떤 대단한 학교를 찾고 싶어서 했던 행동들이 아니고 아이와 잘 맞는 학교를 찾아서 가능하다면 행복한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알면 알 수록 학교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멀어졌습니다.

 


 

학교 관계자와 만남을 갖는다.

 

학교를 구경하고 일부 학부모들에게 문의를 해 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직접 관계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의 태도와 말에서 어느 정도 가늠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나름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학교 관계자가 대답하는 걸 듣다 보면 확실이 예스와 노가 분명해졌습니다. 대부분 학교들의 대답들이 비슷했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과 재능에 따라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

우리는 이러이러...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네 아이와 같은 수많은 아이들을 교육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전문가다."

 

안타깝게도 제가 질문한 핵심을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 학교는 거의 없었습니다.

 

때로는, 저의 판단이 실수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이 생각도 해보고 학교에도 몇 번 더 가보기도 했지만 무언가가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그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간혹, 그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제 기준의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학교를 가보고 대화를 해본다

 

당시에는 아이와 함께 여러 학교들을 가보는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오픈데이 때는 학교 축제를 겸하기 때문에 마치 놀이공원에 간 듯 재미난 볼거리와 학교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죠. 단지 아이의 학교를 찾고자 하는 목적만 있었던 게 아니라 아이와 여러 학교들을 구경해 보고 관계자들과 미팅을 해보는 일들이 저희에겐 하나의 놀이 형태이기도 했으니까요. 

 

아이는 학교 관계자의 질문에 대답하거나 또는 질문을 하면서 학교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학교를 가본 날이면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다른 학교들과 달리 어떤 말을 하는지도 살펴봅니다. 어느 학교는 운동장이 넓어서 좋다, 어느 학교는 놀이터가 잘돼 있다 등의 아이의 시각에서 보는 학교의 판단 기준을 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와 학교를 다녀보고 대화를 하다 보면, 단순하게 학교에 입학하는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가보고 싶은 학교의 모습에 대해 비교해보고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실생활 교육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학교 결정과 홈스쿨링 준비


여러 가지를 고려 후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어 보이는 학교를 선택해 입학을 했고 선택한 학교에 대해 아이도 저희도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일단 학교에 입학하는 길을 택했던 건, 홈스쿨링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결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나이가 어려서 세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이해하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인이 좋거나 싫다고 결정을 할 지라도 때로는 확실치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생의 경험이 있으니 부모의 말을 무조건 따르라는 것 또한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틀리건 맞건 아이가 원하는 대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후에 아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때 가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인 제 역할입니다. 

 

또래의 아이들이 그 나이에 자연스레 학교를 가기 때문에 아이도 당연히 학교를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찾아 주었고 경험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반면에 전 혹시 모를 반전을 대비해 홈스쿨링에 대한 조사와 경험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홈스쿨링에 관한 포스팅들은, 제가 과거 호주에서 홈스쿨링을 했었던 경험들을 적은 글입니다. 현재 제 아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생각하고 계시거나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계시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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