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Life in Australia

교육철학 규율안에서의 자유

by thegrace 2020. 5. 24.

제목이 좀 거창하죠? 엄청난 저만의 교육 비밀 무기나 소스가 있어서 이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아이 교육에 대해 비장한 각오로 임하는 엄마는 아닙니다. 혹시나 제 홈스쿨링 경험담을 읽으신 분들은 저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고이 접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단지,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아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도와주고 싶어 하는 여느 부모와 같은 마음을 가진, 한 엄마일 뿐입니다.

 

제가 만나본 부모님들은 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녀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 하십니다. 그리고 절대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리다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이 있고, 어떤 선택이든 본인에게 맞으면 좋은 거고 맞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떤 타입의 부모입니까?


제 자신을 어떤 타입이라고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아마도 방목 교육형 부모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방목(放牧)이란 가축을 놓아기르는 것, 이라고 합니다.

 

방목 교육형 부모라고 하니 왠지 아이를 놓아뒀더니 알아서 잘 자랐어요,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방목이란 그저 풀어놓는 것이 아닙니다. 방목은 울타리가 있는 넓은 대지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안에서 자라는 가축은 자유롭지만 안전하게 자랍니다. 그래서 제 자신이 이런 유형의 부모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십 대의 친구 관계에 대한 자녀의 자율적 행동과 판단에 대하여


10년 전,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책 The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일명 타이거 마더란 책에 대해 이미 많은 분이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읽지는 않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 책을 쓴 저자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하버드 졸업자에 예일대 법대 교수의 성공한 커리어 맘(Career Mom)이라고 소개하며, 가족들까지 모두 그 인터뷰에 출연을 했었습니다. 중국에서 온 이민자의 부모 밑에서 자라며 강한 훈육하에 꼭 성공해야 한다는 부모의 압박, 그리고 그런 중국인 부모의 강한 전통적인 교육 아래 최선을 다했던 결과 예일 대학교 법대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주었다고 하더군요.

 

성장할 당시에는 왜 부모가 혹독하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친구의 파티에도 못 가게 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었지만, 다 지나고 보니 부모가 역시 옳았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두 딸에게 그렇게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었습니다. 지금도 이곳 호주에서는 꼭 중국인 이민자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타이거맘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때 제 아이가 아주 어렸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없었지만, 그 엄마의 교육방식에 백 퍼센트 동감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교육철학을 지지하는 남편과 달리 두 딸들은, 엄마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너무나 구속적인 삶이 가끔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당당히 타이거 맘이라 칭하며 소신 있는 교육철학을 대중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만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양의 가정교육도 엄격한 규율이 있습니다.

Discipline

 

서양이라고 해서 영화에서 흔히 보듯 부모가 자식들의 사생활에 대해 무한한 자유를 주는 거는 절대 아닙니다. 제가 본 봐로는, 엄격한 부모는 굉장히 엄격하고, 오히려 생활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일수록 가정교육을 더욱 철저히 합니다.

 

 

 

 

지금 10여년이 지나고, 틴(teen)의 세계로 막 입문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가끔 그 타이거 맘의 인터뷰가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보편적은 아니지만, 간혹 뉴스에서 십대들이 부모가 없는 집에서 술을 마시며 파티를 하고 또는 마약을 했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습니다.

 

한 번은, 이곳에서 제법 알아주는 남자 사립 고등학교를 보내는 엄마로부터, 아들 친구의 집에서 생일 파티가 있다고 해서 보냈다가 가슴을 졸였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집에 어른이 있을 거라고 해서 당연히 단순 생일 파티인 줄 알았더니, 위층에 나이 드신 할머니 혼자 계셨고 그분은 아예 아래층으로 내려오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들끼리 즐기라며 외출을 했는데, 생일 주인공인 아들이 아버지의 홈바(Home bar)에서 위스키를 꺼내와 마시자고 했답니다. 그때 아들의 나이가 고작 13살 이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놀랄 만도 했을 겁니다. 나중에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더 황당했던 건, 그 생일의 주인공 부모는 자식이 그런 파티를 즐겨볼 수 있게 해 주는 자체가 쿨(cool, 멋지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랍니다.

 

딸아이 친구의 부모들을 보면, 아이들끼리 쇼핑센터에서 돌아다니는 것조차 썩 좋게 보지 않습니다. 십대가 파티를 하던 Sleep over(친구 집에서 하룻밤 정도 자는 것)을 하던 서로의 부모에게 정확히 얘기를 하고 아이들의 안전에 굉장히 조심 또 조심합니다. 적어도 제 주변은 그렇습니다.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Amy Chua)는 인터뷰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얘길 했었고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부분입니다. 주변의 부모님들과 같이 저 또한 아이의 외출이나 친구와의 교류에 있어 세운 상식의 선을 벗어나지 않는 규칙들이 있습니다. 딸아이도 그것에 대해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고 본인 스스로가 잘 지켜나갑니다. 

 


 

#아이 훈육법(Disciplin): 1-2-3의 마법 (1-2-3 Magic Parenting)

 

저는 처음부터 항상 단호한 편이었습니다. 절대 큰소리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아도 숫자 1-2-3 마법(1-2-3 Magic Parenting)은 언제나 통했습니다.

 

딸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때쯤, 이곳에서 엄마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육아법은 1-2-3 마법이었습니다.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고자 할 때 부모는 숫자 1을 말합니다. 그래도 아이가 멈추지 않으면 조용히 2를 말하고, 숫자 3을 말해도 계속해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땐, 노티 코너(Naughty corner)로 보내집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질 때는 절대 목소리는 높이지 않고 많은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진행이 됩니다.

 

노티 코너, 또는 노티 체어(Naughty chair)라고도 하는데, 말썽꾸러기들에게 벌을 주는 장소를 말합니다. 한쪽 구석에 세워 두거나 또는 벽을 보고 서있게 한다던지, 아니면 의자를 놓고 그곳에 앉아 있도록 합니다. 아이마다 적용 법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확실히 효과는 있습니다. 아무리 합당한 이유를 말하고 원하는걸 떼를 써도, 부모가 아니라고 하면 수긍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어느정도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피력할 시기가 오면, No를 하기 이전에 일단 아이의 의견을 묻습니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합당하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아이가 원하는 게 있어도 부모를 납득시킬만한 적절한 이유가 없다면 그건 바로 NO이고 번복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의사를 받아들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부모의 일괄적인 양육방식은 아이가 커서도 깊은 뿌리와 같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이 저희 가정에서는 확고한 룰(Rule)입니다.

 


 

#아이와의 대화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렸을때부터 딸아이는 저희와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있고, 반대로 저희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필요하면 조언자가 되어주는 친구 같은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홈스쿨링을 했을당시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 습관은 그때부터 더욱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만일, 아이가 어느순간 저에게 무언가를 숨기기 시작한다면, 분명 아이가 솔직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은 바로 저한테 있을 겁니다. 아이가 문제가 생기거나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날 대화의 상대는 부모인 제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의 주요 관심사는 뮤지컬입니다. 세상의 모든 뮤지컬 공연들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찾아서 보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춥니다. 아이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뮤지컬 Glee 클럽을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제일 먼저 제게와서 자신의 생각과 계획에 대해 설명을 했을 때 적극 지지를 해 주었습니다. 사실 기존에 하고 있는 다양한 클럽활동만으로도 벅찬 상태라 오히려 스케줄을 줄여야 하지만, 그건 아이 스스로가 해보고 본인이 감당을 못해 힘들어진다면, 그것 또한 경험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것은 뮤지컬 클럽을 운영하느라 뺏기는 시간 때문에 더 바빠질 아이의 스케줄이 아니라, 저와 먼저 상의를 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딸에게도 어느순간 어떤 변화가 올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고 싶을때 제일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제가 될수있게 노력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에 관한 콘텐츠 #호주일상

2020/04/30 - [교육 Education] - 홈스쿨링 절차 1단계 준비과정


 

댓글48

  •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