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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바람이 많이 부는 시드니의 오늘 아침풍경

by thegrace 2020. 5. 2.

 

 

토요일 오전,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었습니다. 잠시 시장을 보러 나갔더랬죠.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여파로 생활이 완전히 달라진 지 벌써 2달이 지나갑니다. 마스크, 일회용 장갑, 손 세정제, 살균 물수건 등을 챙기면서도 왠지 긴장이 되었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블루투수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 리스트를 연결했습니다. 요즘 무척 좋아하는 저의 최고의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하는 이때가 저는 행복합니다.

왜 헨델의 음악이 지루하다고 제 기억에 남아있었을 까요? 

 

헨델의 "Ombra mai fu (Largo)" 는 호주의 자연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소나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다는 노래인데, 오늘같이 화창하게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날엔 이 음악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요즘 저의 탑 리스트는, 언제나 저의 최고의 첼리스트인 요요마, 딸아이 때문에 알게된 2 첼로의 카바티나, 20대에 봤던 영화의 감동을 지금도 느끼게 해주는 Forrest Gump 삽입곡입니다.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았던 기간 동안, 계절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걸 실감합니다. 바람이 제법 매서웠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호주를 혼돈에 빠트린 초반엔 반팔을 입었었는데 오늘은 긴팔에 머플러까지 둘러야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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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 차분한 마음으로 60km/h 속도 제한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다른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리는 거예요. 외출을 자주 못하니  답답해서 그러는 건지, 급한 일이 있는지. 아니나 다를까, 앞서 가던 차 한 대가 경찰과 만남을 가지고 있더군요. 호주는 주마다 속도위반 벌금이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비싼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건 곤혹일 겁니다.

 

걸리면 일단 $100은 기본이죠. 전 오래전 70km/h에서 90km/h 가까이 달린 적이 있었는데, 경찰을 만난 건 아니었지만 며칠 후에 집으로 도착한 과태료 납부 요청 편지를 받고 망연자실했답니다.

 

거의 $300 가까운 벌금 부과에 벌점도 3점! 달릴 때는 제가 그리 빨리 달린지도 몰랐다는 게 함정이었지요. 아무튼, 속도위반에 걸린 그분을 보니 제가 겪었던 적이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게 좀 천천히 달리시지.

 

그 뒤, 차들이 모두 얌전히 속도를 준수하며 도로를 달리더군요.

 

시장 보러 가는 중에 경찰들을 상당히 봤어요. 아마도 주말이고 날씨도 좋으니 사람들이 외출을 많이 할 것이라 예상했던 거 같아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가끔 도로나 집안의 나무가 쓰러지기도 하는데, 오늘도 상당히 거센 바람이 불어 좀 염려가 되더군요. 나무를 휘감고 도는 바람소리에 저희 집 고양이가 깜짝 놀라며 귀를 쫑긋 세울 정도였으니까요.

 

제 차로 부러진 나무 가지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엄청났어요. 운이 좋지 않으면 죽은 큰 나뭇가지가 떨어져 차가 찌그러지기도 하는지라 조심스럽더군요.

 

 

 

 

그래도,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지나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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