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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시드니의 예쁜 카페를 소개합니다

by thegrace 2020. 7. 14.

호주 시드니는 세계 유명 관광지답게 다양한 카페들이 있습니다. 유럽식의 커피와 티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았던 약 20여 년 전의 한국에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거리의 수많은 카페들과 그곳에서 판매되는 음식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시드니 시티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시키면 regular size가 $2.50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단골 카페에 들려 커피를 테이크 어웨이(takeaway)를 하거나, 주말이면 이른 아침 7시에 카페에서 신문을 읽으며 아침을 먹는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의 카페 문화는 호주의 보편적 일상입니다. 

 

호주에서는 음식이나 음료를 포장해서 사갈 때, 미국식으로 테이크 아웃(takeout)이라고 하지 않고 테이크 어웨이(takeaway)라고 합니다. 

커피를 무척 즐기는 저는 아주 오래전에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었습니다. 호주는 유럽식, 특히 이탈리아식의 커피를 즐깁니다. 단순히 집에서 똑같은 커피들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욕심과 저와 친하게 지내던 분의 적극적인 권유로 얼떨결에 가게 된 바리스타 자격증 수업에서, 커피의 역사부터 카페를 오픈하는 기본적인 정보까지 다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뒤, 귀찮아서 집에서는 프렌치 스타일의 분말 커피를 마시고 먹고 싶은 커피는 밖에서 사 먹고 있지만, 그때 자격증을 따면서 접했던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 때문인지 새로운 카페를 갈 때면 나름대로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딸아이와 아이의 친구, 그리고 그 엄마를 한 카페에서 만났었는데,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곳이라 블로그에 소개를 하고 싶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THE GROUNDS

of Alexandria


2012년에 생긴 이 카페는 현재 시드니 CBD와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라는 시드니 시티에서 아주 가까운 동네에 단 두 군데가 있습니다. 

저희가 간곳은 The Grounds의 알렉산드리아 지점이었는데, 알렉산드리아는 시드니 CBD에서 아주 가까운 남쪽 방향에 위치한 지역으로 UNSW(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와 랜드윅(Randwick)이라는 시드니의 유명한 경마장이 있는 곳과도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공장 단지로 크고 작은 사업체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최근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여러 편의시설들이 자리하면서 변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18년 만에 다시 가본 동네이다 보니 예전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왼쪽 사진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건물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아서 정체는 모르겠습니다. 주차장은 야외와 실내, 여러 군데로 나뉘어 있어서 주차에는 별 어려움을 못 느꼈지만, 식사를 끝내고 점심때쯤 나오니 주차장이 부족해서 기다리는 차들이 꽤 보였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The Grounds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가서 보니 카페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게가 모여있는 하나의 단지였습니다. 오래전 공장으로 쓰인 건물을 나누어서 개발했기 때문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 멋스러워 보였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는 미로처럼 되어있었지만 그림과 번호로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여러 군데 있어서 조금 헤매기는 했어도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나무들이 무성하다 보니 마치 오래된 거리를 걷는 거 같아 기분이 매우 좋아지더군요. 아마 이곳도 헤리티지(Heritage) 건물로 들어갔거나 아니면 대기명단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를 찾아 걸어 들어가는데 한쪽에 파티룸이 보였습니다. 크리스털 샹들리에(chandelier)가 천장에 여러 개가 매달려 있었고, 식탁이 완벽히 세팅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이벤트가 예약이 되어있는 거 같아 보였습니다.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된 공장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의 외관이 멋스러워 사진을 찍었습니다. 도넛을 파는 가게뿐만 아니라 간단한 베이커리와 유럽식으로 몇 가지의 과일들을 파는 가판대가 몇 개 보였습니다. 이른 시간에 갔기 때문에 한참 오픈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카페 앞에 도착하니 다수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예약을 하고 오지 못한 분들은 자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평일이지만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미리 자리를 예약을 한 상태라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The Grounds Menu


1. 제가 시킨 Flat White입니다. 아직 블로그 초보이다 보니 사진을 먼저 찍고 먹어야 한다는 걸 잊여 버려서 한 모금 마시고 찍었습니다. 급히 찍느라 사진도 흔들려 버렸네요. 커피는 이제까지 마셔본 그 어떤 커피보다도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커피의 향과 맛이 너무나 부드럽고 진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적당히 구워진 커피콩의 풍미가 입안에 가득 차 올랐습니다. 저절로, "Oh, so good! I love it!"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함께 식사했던 모녀도 대단히 만족해했습니다. 카페는 커피가 맛있으면 또 오고 싶어 집니다. 저는 여기를 바로 찜 했습니다. 제 최애 카페 중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1등입니다. 

 

2. 딸아이가 시킨 Warm Croissant입니다. 따뜻하게 데워진 크루아상에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이 곁들인 아침 식사인데, 음식에 까다로운 아이가 반이나 먹었습니다. 스크램블 에그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먹더군요. 맛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아이가 한번 먹고 나서야 기억이 나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세팅해서 나온 모습은 아닙니다. 뚜껑으로 덮어온 크루아상이 벌러덩 뒤집어져 있군요.

 

Croissant 크루아상: 번역기가 일본식 발음으로 크루아상이라고 하는군요. 코에 살짝 힘을 빼고 '크로상'이라고 발음합니다. 프랑스어 발음이 좋은 제 딸아이에게 정확한 발음을 한번 해 보라고 했습니다. 도저히 글로는 표현이 어렵습니다. 

3. 제가 시킨 Mediterranean Brekkie Bowl입니다. 다양한 곳에서 먹어본 메뉴이지만 역시나 맛이 좋았습니다. 커피에서도 느꼈지만 사용한 재료들이 모두 신선했습니다. 짭조름한 할루미 치즈와 단맛이 도는 단호박의 조화 그리고 고소한 병아리 콩(chickpea)이 너무 맛있어서 아침을 잘 안 먹는 제가 거의 다 먹고 있는 줄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저는 짠 음식을 싫어하는데, 제가 먹어도 음식의 간이 완벽했습니다. 셰프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맛의 정도를 정확히 아는 듯합니다. 대 만족이었습니다. 오른쪽 꽃 접시에 보이는 것은, 함께 식사를 했던 딸아이 친구의 엄마가 주문한 Omelette인데, 제게 맛보라고 덜어 주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모크드 살몬(Smoked Salmon)이 들어갔고 위에 연어알이 탱글탱글하니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것도 다 먹어 버렸지요. 아무튼 이 집 셰프 최고입니다. 

 

4. 딸아이 친구가 시킨 Breakfast Parfait입니다. 그 아이도 제 아이처럼 음식을 굉장히 까다롭게 먹는 아이라고 했습니다. 마치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파르페처럼 요구르트, 과일 그리고 견과류가 예쁘게 레이어 되어 있었는데, 먹던 아이 멈추게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블로그 한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기 때문에 이해를 해 주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저희 어른들은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두 잔씩을 더 마셨습니다. 두 번째는 마카데미아(Macadamia) 커피를 시켰는데, 신선한 마카데미아의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급진 맛이었습니다. 그건 정신없이 수다를 떨며 마셔버렸기에 사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물은 미네랄워터입니다. 

 

 저희 네 사람이 주문한 메뉴 리스트

Large Mineral Water

Mediterranean brekkie Bowl

Warm Croissant

Omelette

Breakfast Parfait

Flat White

Chai Latte

Flat white with Macadamia milk x3

아직 먹어보지 못한 메뉴가 궁금해서 또 가볼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발견한 맘에 드는 최고의 카페입니다.


The Grounds 카페 내부


사진을 더 구석구석 찍고 싶었지만, 모든 테이블에 가득 찬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계셔서 실례가 될 거 같아 이 정도만 찍어왔습니다.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오래된 건물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호주의 카페 문화는 유럽과 매우 흡사합니다. 테이블이 작고 다닥다닥 붙어있으며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웅웅 거리며 시끄럽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공감이 가는 대화들이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음식 하는 걸 싫어 하지만 청소하는 건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저희 엄마들은 다음에 다른 카페를 한번 도전해 보자고 결의를 하며 헤어졌습니다. 코로나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예전 같은 즐거운 한때였습니다. 


The Grounds Opening Hours


Mon-Fri

Dine-in Food and Coffee 7:30 am~2:30 pm

Dine-in Coffee and Cake 2:30 pm~3:00 pm

Takeaway Food 7:00 am~2:30 pm

Takeaway Coffee 7:00 am~3:00 pm

 

Sat-Sun

Dine-in Food and Coffee 8:00 am~3:00 pm

Dine-in Coffee and Cake 3:00 pm~3:30 pm

Takeaway Food and Coffee 8:00 am~3:00 pm

 

그밖에 케이크 배달 서비를 하는데 제 생일에 한번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 제 취향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꽃 가게와 분위기 있어 보이는 문입니다. 너무 예뻐서 꽃 한다발을 사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될 거 같아 사진만 찍어 왔습니다. 가운데 사진의 저 문을 너무 갖고 싶더군요. 열려있는 작은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저렇게 분수대가 보였습니다. 집 마당에 분수를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 친구 엄마는 저게 너무 예쁘다고 하더군요. 저는 문짝, 그 엄마는 분수대를 욕심내며 바라보다 걸어 나왔습니다. 


The Grounds 총점은 5/5입니다.

음식 ★

서비스(친절)

인테리어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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