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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호주의 특목고 셀렉티브 하이 스쿨 테스트 Selective High School Test

by thegrace 2020. 6. 10.

저번 글에서는 호주의 셀렉티브 하이 스쿨이 무엇인지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올렸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특목고라 할 수 있는 호주 NSW 주의 셀렉티브 고등학교 입학 시험(Selective High School Entry Test)에 대해서 소개할까 하는데요, 한국의 특목고 시험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구경삼아 다른 나라 시험에 대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교육은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집니다.

 

부모님의 기대치와 아이들의 꿈과 관심이 잘 맞아떨어지면 참 좋을 텐데, 간혹 불협화음으로 인한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이 생깁니다. 인생을 살아본 부모들은 자녀가 좋은 직업을 갖고 인정받으며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자식은 항상 같은 곳을 바라 보지는 않습니다. 

셀렉티브 하이 스쿨입학과 졸업 후의 방향들에 대한 일부 부모들의 관심사가 이곳에서는 상당히 높습니다. 이 학교로 자녀가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부모님들 중에는 전쟁터의 병사처럼 치열하게 아이의 시험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모두 다는 아니지만, 어떤 아이들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 공부를 강요받기도 하고,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모른 채 정해진 미래를 향해 부모의 뜻을 따라갑니다.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이 그려왔던 '성공'을 하고 만족하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을 그렇게 몰아왔던 부모를 원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나 법조인이 되기 위해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일 년 만에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과로 옮기기도 하고, 적성에 맞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이든 해외든 사람사는 이야기는 차이가 없습니다.

 

무엇이 옳고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은, 다 각자 추구하는 삶이 다르고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함부로 판단하거나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좋든 나쁘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자신들의 선택이고 그걸 보는 사람들은 존중을 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시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출처: NSW Education Department

▲왼쪽 사진은 2021년 7학년 입학을 위한 셀렉티브 시험 정보자료 이고, 오른쪽 사진은 시드니 시티 를 중심으로 분포된 셀렉티브 하이 스쿨 위치입니다.


시험 신청절차


▶시험 신청과 날짜 

 

2021년에 셀렉티브 하이 스쿨에 7학년으로 입학을 한다면, 2019년에 시험신청을 받고 2020년 3월에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시험 신청서는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 지고, 2021년에 7학년으로 입학하는 경우는 2019년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신청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5학년 때에 시험 신청을 하고, 접수가 완료되면, 6학년 초에 시험을 치릅니다.

 

신청을 하면 확인 이메일을 받습니다. 확인 이메일에는, 추가 서류를 보낼 '첨부 파일 표지'와 공립학교가 아닌 학교의 학생이 지원할 경우 필요한 학교 교장의 추천 페이지가 포함되어 옵니다. 학교 교장 추천 페이지에는 학생의 성적 평가서와 교장의 추천이 들어갑니다.


시험 자격 조건

 

1. 2021년에 셀렉티브 스쿨 7학년에 입학을 한다고 하면 2020년에는 6학년 이어야 합니다. 태어난 년도가 2008년 1월 1일 생부터 2009년 8월 1일 생 이어야 하는데, 만 11세에서 많게는 만 12세까지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2. 나이가 이보다 많을 경우는 시험에 응시 할 수 없고, 나이가 이보다 어릴 경우에는 시험기관에 직접 연락을 해서 신청 여부에 대해 문의를 해야 합니다. 조기입학을 하여 나이가 어린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면담을 거쳐 타당한 이유가 인정이 되면 시험응시 자격이 주어집니다. 아이의 나이가 어려도 5학년 재학중이면 별 문제 없습니다. 단, 시험결과가 총 응시자들 실력의 평균 이상은 나와줘야 합니다. 다른 응시자와 비슷한 성적이 나왔을때 응시 조건에 해당되는 나이를 벗어났을 경우 밀려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나이가 어려도 본인의 실력에 따라 상위 성적이 나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3. 시험을 두번 본 경우는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고, 7학년이 셀렉티브 스쿨 입학을 위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경우로 학교 교장의 추천과 정상참작이 되면 기관에서는 허용 여부를 결정한답니다.


시험과목

 

Reading 45, Mathematics 40, General ability 60문제로 다중 선택이고, Writing은  20점 만점입니다.

 

General ability(GA)는 일반적인 학습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으로,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Problem solving)을 측정해 일반적인 정신능력(General mental ablility)을 보기 위함입니다. IQ 테스트의 어느 부분과 유사하지만 IQ 테스트는 절대 아닙니다.

 

작문(Wrting)은 글의 양도 한페이지 반정도는 거뜬히 넘겨야 하지만, 그것보다 일종의 '퀄리티(질)'를 보는데요, 쓴 글이 주제에 잘 부합되고 독창적이며 구성이 훌륭하면 점수에 이롭게 반영됩니다. 심사위원들은 수많은 아이들의 글을 평가하다보니, 딱 보면 느낌이 온답니다. 글은 읽을 수 있을정도로 쓰면 되지 아주 예쁘게 잘 쓰지 않아도 되지만, 그분들이 보기에 시선을 확끄는 문장들과 소재들이 보이면 일단 가려서 다시 읽어 본다고 합니다. 

 

다중선택의 경우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시험을 치루기 때문에 상위권의 성적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글쓰기(Writing) 시험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Writing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점수를 많이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가의 글쓰기 과외를 부모님들이 시키기도 합니다만, 과외로 큰 효과를 봤다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평가방법

 

학교에서 받은 성적과 시험 결과를 접목시켜서 결과를 내게 됩니다. 총점은 300점이 만점입니다.

위, 사진과 같이 영어(Reading and Writing)와 수학은 학교 성적과 시험 결과가 50 대 50의 비율로 들어가고, GA는 학교 성적이 없다 보니 시험 결과만 반영됩니다. 


시험장소와 결과 통보 그리고 학교 선정

 

시험장소는 시험일에서부터 약 보름 전에 이메일로 통보가 옵니다. 그리고 시험결과는 3월 시험을 치른 후 7월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시험을 신청할 때, 가고자 하는 셀렉티브 하이 스쿨에 대해 1 지망, 2 지망 그리고 3 지망을 할 수 있습니다. 1 지망으로 합격이 되면, 2 지망과 3 지망은 자동 제외됩니다. 하지만 1 지망에서 실패하고 2 지망이 되면 2 지망 학교로 갈 수 있습니다. 3지망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일, 2 지망이 되고 1 지망의 대기자 명단(waiting list)에 올라가 있으면, 후에 1 지망 학교에 합격했던 학생들 중에 등록을 거부할 경우, 대기 순서에 따라 1 지망으로 합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7월 결과가 발표된 후, 최대 다음해 입학전까지 대기자 명단의 변수로 학교 이동이 이루어 지기도 합니다. 전체 1등의 셀렉티브 스쿨같은 경우는 Offer Decline(입학 취소) 결정을 하는 학생들이 생겨날 경우 대기자들이 순번대로 올라가게 되고, 그러한 이동으로 인해 나머지 학교들의 변동이 약간씩은 생겨납니다.

 

시험을 신청할때 이미 정했던 학교 지망을 바꾸고 싶다면, 7월에 시험 결과와 지망학교에 대한 합격여부를 받기 전까지 지원 학교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단, 그 후에는 지원학교 변경은 어렵습니다.


▶ 8학년~12학년 셀렉티브 하이 스쿨 시험

 

만일, 7학년 입학을 놓쳤다면 8학년에서 12학년 사이에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몇번 있습니다. 중간에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시험을 치루어 옮기는것이 쉬운결정은 아니지만, 일부 학생들은 놓쳤던 7학년 입학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고, 일부 셀렉티브 하이 스쿨 7학년 재학중인 학생들 중에 자신이 원래 가고자 했던 학교로 다시 재 입학을 희망하는 경우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편입을 하기도 합니다.

 

보통 시험은 8월과 9월에 있고, 10월과 11월에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 경험과 결정


7월, 합격 통보와 함께 지망학교에 대한 입학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 파일도 함께 옵니다. 빈칸에 X표시를 해서 정확한 의사를 보내줘야 합니다. 대부분, 희망하는 학교에 합격이 된 경우는 취소하지 않고 가지만,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해보기 위한 목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받아 본 후에는 학교 입학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아이도 시험을 치렀고, 좋은 성적으로 합격을 했지만, 바로 입학을 취소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아이와 함께 여러 고등학교(Secondary school)들을 다녀보며 어떤 학교를 가기를 희망하는지 본인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었습니다. 당시에 아이는 학교 방문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인터넷 여러 자료들을 이용해 정보를 찾아 읽어 보기도 했습니다.

 

저희 부부의 생각은, 아이의 고등학교 생활(7학년부터 12학년)은 단지 공부만을 하는 기간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서 성장해 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학교의 환경 그리고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가정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주는 다양한 민족이 살고,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보니 학교마다 가지고 있는 문화의 색채가 조금씩 다릅니다.

 

제 아이도 저희와 같은 생각이었고, 어디를 가던지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교를 결정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학교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고 있고 행복한 학창시절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시험을 치러 본 것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저희 가족은 생각합니다. 큰 시험을 준비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본인이 정한 공부의 목표량을 해나가며 인내하는 것 또한 배웠습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건강을 유지하도록 먹을 것을 잘 챙겨주고, 좋은 컨디션과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조용히 지켜봐 주고 믿어 준 것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희는 많은 좋은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누군가 물어보면 꼭 셀렉티브 스쿨에 희망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이런 과정을 도전해 볼 것을 주변에 권하기도 합니다. 인생은 시험의 연속입니다. 꼭 학교 시험이 아니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많은 시험들을 겪게 됩니다. 

 

셀렉티브 스쿨을 위해 수년을 거쳐 계획하고 노력하는 많은 아이들이 실패를 하기도 합니다. 원하는 학교에 못 가기도 하고요. 중요한 것은, 부모의 설득 이전에, 아이 스스로가 왜 이러한 시험을 치르는지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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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에서는 셀렉티브 하이 스쿨의 입학점수와 탑텐(Top 10)에 들어가는 셀렉티브의 순위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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