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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선진 교육을 통해 본 효과적인 공부의 시작 시기와 유아 배변훈련의 관계

by thegrace 2020. 6. 15.

아이들의 공부는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주변에서 제게 가끔 질문을 주십니다. 얼마 전에는 제 이웃 블로거님 중에 한 분이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홈스쿨링을 했던 경험도 있고 하니 의견을 여쭈어 보시는 거 같습니다. 제가 아이를 좀 더 일찍 키우고 있다고 해서 감히 '잔소리'할 입장은 못 됩니다. 교육은 왕도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예전에 봤던 자료들과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갖고 있는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요즘 많은 부모님들이 너무나 현명하게 아이들의 교육을 잘하시기 때문에 제 글은 약간의 소스 정도라고 생각하시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녀의 공부(학습) 시작의 적정 나이와 유아 배변 훈련의 연관성


학습(공부)라고 하면, 사실 엄마가 아이에게 가볍게 숫자를 알려주거나 영어 알파벳 노래를 불러주는 것부터, 글을 읽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낱말 카드를 이용한다던지 연습용 문제집을 사다가 해 보는 것 등 여러 형태를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의 공부 시작의 적정 나이라는 것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아이마다 학습을 수용하는 발달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몇 살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라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질문의 의미는, 아이들이 어떤 체계하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가 언제가 좋을 지에 대한 질문인 거 같습니다.

 

같은 나이여도 어떤 아이는 벌써 쉬운 책을 스스로 읽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자기 이름도 겨우 쓸 수 있습니다. 엄마가 봤을 때 자녀의 학습 속도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뒤쳐진다 생각되면, 자신이 아이를 제때 가르치지 않은 거 같다는 자책도 하십니다. 때로는 주위의 엄마들에게서 왜 아이를 방치해 두냐고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한국에 있는 사촌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이의 학습 시작의 적정 연령은 유아의 배변 훈련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배변 훈련이 되는 나이 때 시작하라는 소리인가 하실까 봐 재빨리 설명드리겠습니다.

출처: Photo by  Charles Deluvio  on  Unsplash

제 아이가 기저귀를 차고 있을 적에, 같은 마더스 그룹(Mother's group)의 한 엄마가 12개월이 된 아이의 배변 훈련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제 아이가 9개월에 혼자 몇 걸음 떼기를 시작한 이후, 뚝심이 좋아 남자아이 친구를 장난감 수레에 태우고 밀고 다니기도 했고, 11개월에는 저를 두고 혼자 걸어서 한없이 가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산책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보다 한 달 어리고 몸집이 유난히 작은 아이가 아직 혼자 걸음을 완전히 떼지 않은 상태에서 배변 운동이 들어갔다고 하니 놀라웠습니다.

 

그분은 저희 그룹에서 제일 어린 엄마였지만 아이 교육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기에 저도 많이 배웠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그 엄마를 통해 앵글로색슨 계(Anglo-saxon)의 문화도 접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Anglo-saxon: 앵글로색슨 족은 5세기경, 영국에 정착한 독일 게르만 부족과 그들의 후손을 가리킵니다. 오래된 영국 토착민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과연 그 아이는 얼마 만에 배변훈련을 완벽히 해 내었을까요?

 

시작한 후 1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배변 훈련을 좀 더 늦게 시작한 제 아이를 포함한 두 아이는 일주일과 한 달 만에 배변훈련을 끝마쳤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우리는 함께 지켜보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찍 시작해서 빨리 해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늦게 시작해도 그 시기를 빨리 끝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학습(공부) 시작 시기 또한,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정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선진 교육 핀란드의 학교 입학 연령으로 알아본 학습 시작 적정 나이


한국에도 이미 소개가 되었을 핀란드의 학교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이곳에서도 굉장한 화제였습니다. 10여 년 전, 선진화된 학교교육 시스템을 가진 핀란드를 모델로 하여 이곳 교육 전문가들도 호주의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놓기도 했었습니다.

 

오래전 티브이에서 방영했던 핀란드의 교육에 대한 스페셜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핀란드 학교 입학 연령이 만 7세, 평균적으로 무려 호주보다 2살이 많았습니다. 

 

핀란드의 교육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학습은 아이의 정신적 성숙도(Maturity level)가 어느 정도 잘 갖추어졌을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했습니다. 일찍 공부를 시작한들 그 습득 속도와 이해의 폭은 그만큼 느릴 수밖에 없지만, 학습을 좀 더 늦게 시작하면 오히려 그 기간을 단축시키고 스트레스도 적어 긍정적인 효과를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나이가 같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의 학습 시기가 다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영재(Academically Gifted Children)들 같은 경우나 장애아동(Disability Children) 같은 경우는 그 시작 시기가 또 다릅니다. 

 

하지만, 평준화되어있는 학교교육 시스템에서는, 아이의 정신적 성숙도와 학습 시기를 맞추어 계획한 핀란드의 교육이 훌륭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용하기가 힘든 것은 한국과 호주 각각의 교육문화가 핀란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응용해볼 수 있는 것은, 내 자녀의 본격적인 학습 시작의 시기를 생각할 때, 아이가 과연 학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정신적인 성숙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Why Finland's schools outperform most others across the developed world

youtu.be/7xCe2m0kiSg

출처: Youtube

한국의 문화에서는 자신의 교육철학이 확실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걸 익히 들었습니다. 입시 경쟁도 치열하고, 학교 선택 시험들이 있고, 주위 아이들의 이른 선행학습을 보면 불안해지고 또는 주변에서도 많은 간섭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한국인 교회를 가거나 한국인 부모들과 가까이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직장생활까지 하다 이곳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오면서 잦은 접촉이 없었기 때문인지,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문화와 그들의 교육문화가 다소 차이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한 교육방식으로 아이를 키워오면서 특별히 어떤 외부인들의 간섭을 받거나 흥미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가 학교로 돌아가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인 학부모님들을 소수이지만 만나 뵐 수 있었고, 그분들은 제가 했던 홈스쿨링에 대해 흥미로워는 하셨지만 그게 다였을 뿐입니다. 이미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했고, 각자의 교육방식대로 아이들을 키우고 계셨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제 원래 생활 패턴이 엄마들과 무리 지어 다니거나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즐겨하지 않다 보니, 주위에 휩쓸리거나 반대로 이슈거리로 만드는 걸 피할 수는 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홈스쿨링을 할 때까지, 주로 함께했던 부모님들은 유럽에서 오신 분들과 이곳 호주에서 몇 세대를 살아오신 지역(local) 분들이었습니다. 부모 자신들이 상당한 교육 수준을 가지고 계셨고 해외생활의 경험들이 있다 보니,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대화의 폭이 자연 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그분들의 좋은 교육철학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제 나름대로의 교육관을 잘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습관 중에 하나는, 아이의 교육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주변분들의 의견도 같이 들어봅니다. 단, 절대 주변 사람들의 정보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여러 경험들과 의견들을 다양하게 듣고 이해는 하지만, 아무리 좋다는 방식이 있어도 저는 아이에게 그대로 시도하지 않습니다.

 

예전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아이마다 개인적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적용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 누가 무엇을 했는 데 성공했다더라'는 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 그걸 똑같이 따라 했다고 해서 원하는 성과는 얻기 힘듭니다. 

 

1. 아이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기
2. 아이의 생각을 귀담아듣기
3.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찾아 적용하기
4. 모든 것을 다 하려 하지 말기

위 네 가지는 제 나름대로의 교육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내 자녀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모든 것을 다 하려 하지 말기' 또한 중요합니다. 이곳의 유명한 아동 정신 분석 학자분이 하신 말씀이, 아이를 데리고 모든 정거장에 다 멈추려 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많은 좋은 것들이 있고 다양한 선택이 있지만, 어차피 한 사람이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또는 두 가지가 최대치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하고 최고가 되고 싶다면 그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하고 그만한 시간을 투자해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데, 재능이 많고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해서 여러 가지를 다 하려 들면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얘기였습니다.

 

아이가 똑똑하고 배움의 의지가 있어 보여도, 너무 욕심을 부려 많은 것을 주려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합니다. 어릴 적, 다양한 경험은 훗날 소중한 재산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다 시킬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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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 [교육 Education/교육 정보] - 효과적인 공부법 동기부여 Motivation


다음 포스팅에는 처음 교육의 시작과 접근방법에 대해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해 볼까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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