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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Australia

홈스쿨링 신청방법과 Board of Studies in NSW 호주

by thegrace 2020. 4. 28.
호주 시드니에서 홈스쿨링

 

호주에서 홈스쿨링은 합법입니다.

 

정부가 홈스쿨링을 하나의 교육형태로 인정한다는 거죠. 미국이 홈스쿨링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고 그다음이 호주와 영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현재까지 홈스쿨링을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답니다. 그들의 불미스러운 과거 역사와 국가의 교육철학으로 인해 홈스쿨링 교육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학교 교육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에 홈스쿨링을 할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해요.

 

간혹 홈스쿨링을 시키고자 하는 부모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하고 임의대로 하다 벌금을 물거나 재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홈스쿨링을 인정하는 영국으로 교육을 위해 옮기는 가족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에 스웨덴에서 홈스쿨링을 시키기 위해 나라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쉽지 않은 긴 싸움이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라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하니 영국으로 이주해서 홈스쿨링을 할 수도 있지만 자신들은 스웨덴을 떠날 생각이 없고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의 자율성에 대해 보장해 주지 않는 나라가 잘못됐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겠다는 거였죠.

 

넵! 이게 바로 홈스쿨링 정신입니다. ^^

 


▶홈스쿨링 관련 콘텐츠입니다.

2020/04/27 - [교육 Education] - 내 아이를 위한 맞춤교육 홈스쿨링



홈스쿨링 신청기관 Board of Studies


BoS(Board of Studies)는 NSW(New South Walse)의 정부 교육위원회로 호주 전체가 아닌 NSW주의 교육을 관할하는 기관입니다. 이곳의 초등 교육과정으로 들어가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High School Certificate(고등학교 수료증)을 발급합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학교 교육에 관한 모든 자료들이 들어 있습니다.

 

호주는 한국처럼 교육기관에서 정한 표준 교과서라는 건 없습니다. 몇 가지 공신력 있는 텍스트 북(Text Book)들을 권유하고 각 학교에서는 그중에 선택을 해서 사용하지만 선생님들의 수업이 텍스트 북에 의존해서 이루어지지만은 않습니다.

 

BoS에서는 강의 계획서, 학습을 통해 끌어내야 하는 수업성과, 그리고 참고 자료들을 예시로 제공하고 각 학교들은 그들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수업을 이끌어 갑니다. 물론, 보편적인 방식과 기준은 있지만 좀 더 학교의 자율성과 각 선생님들의 수업계획, 방법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인정해 줍니다.

 

예를 들어, 고등과정 영어 수업의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인 To Kill a Mocking Bird라는 책을 가지고도 학교들마다 배우는 학년과 학기가 다를 수 있고 또는 아예 이와 비슷한 레벨의 다른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가지고 하느냐 보다는 기준이 되는 강의 계획서에 명시된 부분들을 적절히 적용했느냐와 수업성과를 잘 끌어냈느냐입니다. 공립학교들은 BoS의 표준을 따라가게 돼있지만 사립학교들은 그들의 교육철학과 학교의 성격에 따라 따르기도 하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홈스쿨링 가족 중엔 시드니에서 꽤 유명한 사립 여자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어느 날 동료 선생님이 수업 준비를 해오지 않고 시중에서 파는 텍스트북을 급하게 복사해서 수업에 들어가는 걸 보며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모두 다 는 아니지만 선생님의 자율성이 때로는 수업의 질을 낮추기도 하는 건 사실입니다.

 

부모가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는 일들을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고 찾아보고 계획을 적절히 세워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홈스쿨링을 하고자 하는 부모들은 이미 그만한 각오가 되어있는 상태라 제 경험상 크게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BoS 웹사이트에는 학교 교육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잘 나와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이곳에서 자료들을 들여다보고 모르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땐 같은 홈스쿨링 그룹의 부모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방식의 홈스쿨링을 해 갈 건지에 관한 제 나름대로의 공식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동시에 미국과 영국의 홈스쿨링 자료들도 찾아보고 비교해보기도 하며 대략 저만의 기준을 만들어 갔습니다.

 

 


홈스쿨링 신청 방법

신청서 제출


 

Board of Studies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신청방법이 아주 상세하게 안내가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NSW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주요 학습영역이 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English K-12
  • Mathematics K-10
  • Science and Technology K-10
  • HSIE K-10 HIstory/Geography (extra options avaiable for yrs 7-10)
  • Creative and Practical Arts K-6 (Art, Music, Drama and Dance)
  • PDHPE

 

초등 교육은 6과목과 필요에 따라 언어를 추가할 수 있고, 고등교육 과정에서는 기존의 과목에 2개의 선택과목을 채택해서 하면 됩니다. 하지만 2개의 선택 과목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필요에 따라 선택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하는 자체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하고자 하는 분야가 확실한 경우가 대부분 이기 때문에 고등교육 과정 정도가 되면 무엇을 하고 안 할 건지가 분명해집니다. 학교 시스템에선 어쩔 수 없이 필요 없는 과목에 대해 시간과 재능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지만 홈스쿨링은 자신의 길이 확고하다면 좀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하지만 대학을 가고 싶어 11학년과 12학년 과정을 고려한다면 좀 더 복잡한 절차와 규정이 따릅니다. 의무 과목인 영어와 함께 4개의 필수 과목과 3개의 선택 과목(board subject)을 필히 이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학을 가고자 하는 홈스쿨러들은 10학년 과정까지만 하고 11학년 과정이 들어갈 때쯤엔 TAFE(고등교육 또는 평생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 대학 진학을 위한 고등과정 수업을 듣거나, 온라인 대학을 가거나, 아니면 학교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목적에 따라 그리고 가고자 하는 분야의 요구조건에 따라 자신들만의 길을 가게 되는데 불이익을 당하거나 대학을 진학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습니다. 때로는 학습적으로 아주 뛰어난 아이들의 경우엔 더 일찍 온라인 대학을 들어가 대학 과정을 높은 점수로 마친뒤에 16 또는 17살쯤 공부를 계속하고 싶으면 더 큰 중요 대학들로 진학하기도 합니다. 

 

 


홈스쿨링 목적을 위한 저의 생각


아이들의 속도와 깊이는 천차만별이라 더 일찍 교육과정을 끝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학교교육 과정의 속도와 비슷하게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점은 빨리 대학을 들어가는 게 아니라 사회성이 나이와 더불어 잘 발달했는지, 대학이라는 제도에서 충분히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리매김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고려입니다.

 

보통의 홈스쿨러들은 정신적 성숙도가 또래보다 월등히 높고 학습능력도 탁월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섣불리 아이들을 일찍 대학에 보내진 않습니다. 아이는 준비가 되어있지만 사회는 우리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14살의 아이가 18살의 같은 과 학생과 파티를 가기는 어렵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도태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재능을 죽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같은 그룹에 있었던 아이 하나는 16살인 올해 대학 입학허가가 나왔습니다. 그 친구는 평생 학교라는 시스템에 전혀 속했던 적이 없었고 최근 2년 가까이 TAFE에서 고등교육과정을 이수했습니다. 그리고 파트타임으로 운동을 가르쳤고요. 하지만 1년 더 있다가 17살에 대학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하더군요. 대다수 이곳의 아이들이 17살~18살에 대학을 진학하기 때문에 또래와 함께 어울리는 문화가 중요한 대학생활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성공적인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가족의 모델이 있더라도 절대로 그 방법이 내 아이에게 적절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홈스쿨링은 철저히 아이와 그 가족의 성향이나 환경에 따라 개별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보완적인 교육방식이기 때문에 조언이나 경험담은 참고로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홈스쿨링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 중 하나가 내 아이를 잘 이해하고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교육의 방향을 잡아가는 데 있어 많은 조사와 노력이 필요하고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학습지나 학교 교과서 등은 어느 정도의 참고 자료로만 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학습지나 학교 교육의 기준을 쫓고 아이를 빠른 선행학습을 시키는 홈스쿨링이라면, 저는 부모님들에게 차라리 스트레스받지 말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선행학습을 잘 시키는 학원을 보내는 게 나을 거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학원의 교육방식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부모의 목적이 아이의 학습성과에 맞춘 홈스쿨링이라면 그 홈스쿨링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홈스쿨링에 관한 포스팅들은, 제가 과거 호주에서 홈스쿨링을 했었던 경험들을 적은 글입니다. 현재 제 아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생각하고 계시거나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계시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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